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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가르쳐주소서.


마지막 만찬이 시작되는 이 밤을 시작으로 가톨릭교회는 거룩한 삼일을 보내게 된다. 요한복음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오늘 우리는 성찬례의 제정을 기념하게 된다. 아마도 복음사가 요한은 자신의 6장에서, 곧 오천 명을 먹이시고 생명의 빵으로 자리 잡으시는 구절을 통하여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첫 번째 복음서, 곧 마르코 복음서가 형성되기 대략 10년 전인 56년경에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에서도 고백되어지는 내용임을 알게 된다.

그 자료의 기원이 어찌되었든, 예수님의 몸과 피를 기념하는 성찬례의 제정은 가톨릭 교리의 중요한 교의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의 중심이 되는 소중한 양식이 된다. 그러기에 우리는 매 영성체 때마다 ‘아멘’이라고 대답한다. 그 말 그대로 믿는다는 것이며, 우리가 영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된다.

탈출기에 분명하게 나타나듯이 최후의 만찬은 거룩한 유월절 축제 중에 과월절의 내용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성경학자들은 유월절 축제에 최후의 만찬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첫 번째 계약인 과월절의 백성들이든지, 두 번째 계약인 최후의 만찬의 백성들이든지, 우리에게 당신의 위대한 선물을 주셨다는 것은 오늘보다 내일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복음사가 요한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장면으로 마지막 만찬을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최후의 만찬을 준비하면서 행하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것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행하신 겸손한 자세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서로에게 죄를 묻지 말고 씻어 주며, 남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최후의 만찬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의 계명이다.

그럼에도 이날이 되면 사제들은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이 발을 내밀 것인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대상자로 선발될 사람들을 선정하는 어려움이다. 과연 누구에게 그 모습을 실천해야 할 것인가? 한정된 자원을 갖고 여러 자녀들에게 모두 골고루 그것도 충만하게 내어줄 수 없다면, 어디부터 보호하고 도와주어야 할 것인가? 모든 곳에서 힘들고 지치고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누군가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간단한 실천에 앞서서도 고민을 해야 하는데, 당신의 죽음을 앞두고 그것도 곧 배반한 제자와 함께 있음을 알면서도 그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의 깊이를 깊이 새겨본다.



(기도)

오 주님, 내 몸의 모든 세포에도, 내 마음의 모든 단면들에도, 내 영혼의 가장 깊은 부분까지도, 내 의지의 자유분방한 모습에도, 내 감정들의 통제 불가능한 부분에도, 내 신앙의 불확실한 모습에도 당신의 거룩한 몸과 피로 당신의 사랑이 흘러넘치게 하소서.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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