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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해악(害惡) 또는 조력(助力)


착시(錯視; illusion)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어떤 조작 처리를 통하여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반사적으로 강한 자극을 주는 쪽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게 된 결과로 뇌 속에 편견이 생겨 그렇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이라는 영화를 볼 때마다 죄를 피하기로 결심하며, 고통의 깊이를 나 또한 느끼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내 안에 자리 잡히지 않고 잠시 느껴지는 어떤 것이라면 그것은 사리지고 말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버전으로 들을 때의 느낌은 어떠할까? 그것은 이야기의 진위에 대한 의문이라기보다 다양한 시각과 강조점에서 드러나는 복음의 전달 모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각 복음사가들에게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렇게 비춰졌고, 하나의 공통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삶과 주변의 삶에 그 모습을 잘 전달하는 것이 주요인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예수님께서 이사야 예언자의 세 번째 종의 노래를 이야기하실 때, 우리가 그 표현을 사용했던 예언자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심지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상황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깨닫기 어렵다는 것을 고백한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사람에게만 그 깊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주지된 사실이지만 예수님께서는 유다인 규정을 준수하셨고,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들을 완성하시는 분이시다. 그러기에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외침을 되새기게 된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시편 22,2)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친숙한 기도가 아닐까? 그러나 원망과 후회의 기도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은 고통과 걱정과 스트레스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나타나는 기도의 후렴일 뿐, 분노와 슬픔에서 이루어지는 기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처음부터 배우고 암송했던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등등의 좋은 기도들로 우리가 이미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고통이라는 것은 신앙생활의 표준이 되는 잣대는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의 고통의 깊이에 대해서 어떻게 측정할 수 있으며, 그것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유다인들은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세대 혹은 민족의 상실로 눈물 흘린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눈물 흘린다. 양자 모두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 없다. 그것은 각자의 이유들을 갖고 있으면서 슬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어떻게 느껴지든지, 혹은 왜 그렇게 느껴지는지 상관없이 분노는 분노를 부를 뿐이다.

“누가 그것을 말하든지, 나는 진리를 위해서 존재한다.” 말콤 엑스의 말이다. 그는 복음의 말씀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진리의 근원이 무엇이든지, 그것이 진리라면 그것은 유용하다는 것을 말했을 뿐이다. 결국 고통 받는 종의 이야기는 진리와 구원을 위하여 필요했던 것이다. 유다의 배반은 해악일지 조력일지, 그 진위를 파악하는데 힘을 쓰기보다, 나 자신이 주님의 삶을 잘 따르면서 기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기도)

예수님, 당신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 스스로 기도하는 분이셨습니다. 우리가 좋을 때가 나쁠 때나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당신께서는 언제나 저의 기도를 들어주시니, 제가 믿음 안에서 튼튼하여지게 도와주소서.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이사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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