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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어둠 속에서의 방황


영화 무간도에서 보여주듯이 서로의 다른 조직에 잠입하여 오랜 시간 동안 그들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스파이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실제로 이중간첩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얼마나 철저하게 비밀을 감추어야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또 얼마나 충실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를 경험하게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황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오늘의 복음과 감히 연결시켜 본다.

‘어디 어디를 찾아보시오.’ 라는 문구가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겠는가? 그것은 평상시와 어떤 특별한 일을 할 때의 느낌이 다를 것이다. 게임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일과 실제 상황과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8.12)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과 배반을 예고하시는 장면 속에서의 제자들의 모습은 심각한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마지막 만찬 저녁, 예수님의 빛은 가까운 벗에게 배반을 당하는 어둠의 총체를 만나게 된다. 전례력에 따라 읽어 나가는 독서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서 알려지지만 그것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오게 된다.

유다의 계획의 불길한 예감으로 어둠이 자리하게 되는데,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속에서 그 계획을 바라보신다. 그리고 두 사람이 눈을 마주하며 바라보는 장면을 그려볼 수 있다.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 유다는 빵을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요한 13,27.30). 이 상황이 매 번 나 자신에게도 어려운 부분이 된다. 그는 혼자 떨어져 나가고 있으며, 그것을 막지 않으시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길을 걸어가시는 분으로 묵묵히 성공시키려는 것은 아니었는가? 그러나 이 장면에서 느껴지듯이 빛과 어둠이 이렇듯 강렬하게 대조되는 순간은 없는 것이다.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그가 빛 속에서, 영적인 것에서 멀어져 어둠 속에 빠져들게 됨으로써 겪게 되는 도전과 어려움들 속에서, 다시 빛으로 나아올 수만 있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그 일을 하게 되었다. 예수님을 죽이려고 기회를 찾고 있던 사람들에게 먹잇감이 되었을 뿐,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잃고 방황하는 하나의 어둠으로 자리하게 된다.

이런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예언서의 모습 속에서 완성을 위해 자리하고 계심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이사야 예언자의 글을 통하여 드러난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이사 49,6). 물론 여기에서 빛이 먼저 죽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러나 예언자들은 결국에는 빛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나에게 빛이 비춰진다면 그 빛 속으로 갈 것인지, 빛을 피해 뒤로 물러설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기도)

주님, 저희는 천상의 빛과 악의에 가득한 어둠의 싸움에서 당신을 선택하기를 바라나이다. 그러나 저희의 힘은 부족합니다. 당신께서 저희의 빛으로 오셨으나 어둠으로 인하여 당신을 바라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저의 어둠의 행실로 당신의 빛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유다는 빵을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요한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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